구광모 회장이 미국 보스턴의 다나파버 암 센터를 방문해 세포치료제 생산 시 항암 기능을 강화시킨 세포를 선별하는 과정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LG제공
구광모 회장이 미국 보스턴의 다나파버 암 센터를 방문해 세포치료제 생산 시 항암 기능을 강화시킨 세포를 선별하는 과정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LG제공

LG그룹이 100조원을 국내에서 투자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이번 투자로 어떤 사업을 집중적으로 키울지 주목된다.

특히 자동차부품(전장)과 인공지능(AI)이 다른 사업과의 시너지가 큰 분야인 만큼, 이들 사업 중심으로 투자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LG는 지난 26일 열린 ‘제62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향후 5년간 국내에 100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는 LG그룹의 글로벌 총 투자액 대비 65%에 해당된다.

LG는 ‘ABC’로 불리는 인공지능(AI), 바이오, 클린테크 등 미래 기술을 비롯, 배터리, 전장, 차세대 디스플레이 등 성장 분야에 국내 투자금의 50%를 투입한다.

또 연구개발(R&D)에 55% 자금을 사용한다. 이 같이 LG가 국내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는 배경은 향후 성장이 유망한 사업 분야의 기술력을 더 높이려는 의도다.

특히 LG가 전장과 AI 분야를 투자의 핵심으로 삼고, 나머지 사업들과의 시너지를 높이는 전략을 펼칠 가능성이 크다.

전장과 AI는 기술력이 향상되면 배터리와 디스플레이, 로봇 등 다른 주요 사업들과 접목시켜 사업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 AI는 기술개발 비용 대비 투자 효과도 한결 클 것으로 보인다.

LG는 이미 전장과 AI 분야에 대규모 투자를 시작한만큼 대규모 수익을 낼 때까지 투자를 이어갈 방침이다.

LG전자의 사업 부문 중 지난해 설비 투자를 가장 많이 한 곳은 전장(VS) 사업부로 8천685억원(20.8%)을 투자했다. 올해 VS 사업부의 예상 투자액은 1조970억원으로 가전 등 전통적인 핵심사업을 하는 H&A사업부(1조1천048억원)와 비슷하다.

투자한 만큼 성과도 뚜렷하다.

VS 사업부의 매출은 지난 2021년 6조7천005억원에서 지난해 10조1476억원으로 늘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AI의 경우, LG그룹은 지난 2021년 ‘LG AI 연구원’을 출범했으며 1년 만에 초거대 AI인 ‘엑사원’을 공개했다. 지난해 7월에는 향상된 버전인 엑사원 2.0을 선보였다.

LG는 현재 엑사원을 LG전자 등 계열사에서 각 산업 분야에 맞게 모델링을 하고 있으며 곧 기업간거래(B2B)를 통해 엑사원을 글로벌 기업들에 본격적으로 공급한다.

앞서 구광모 LG그룹 회장은“AI 관련 기술과 서비스를 가능한 한 많이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해 그룹 내 AI 투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LG는 기업형 벤처캐피털(CVC)인 LG테크놀로지벤처스를 통해 AI 스타트업 투자에도 나서는 등 AI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자금 운용 규모는 2018년 6천억원에서 지난해 1조원으로 증가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100조원 투자에는 선택과 집중이 절실한데 LG는 전장과 AI를 중심 축으로 삼아 다른 사업과의 시너지를 키울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사업 전환기를 맞아 기술 투자에 집중한 뒤 10년 안에 대대적인 수확을 거두려는 전략으로 읽힌다”고 말했다./이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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