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北,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 발사…한일정상회담 겨냥 관측


북한이 한일정상회담이 예정된 16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했다.

한미일 협력의 약한 고리였던 한일관계가 개선의 계기를 맞는 데 대해 견제하면서 한반도 정세의 주도권은 자신들한테 있다는 점을 과시하려한 것으로 보인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군은 이날 오전 7시 10분께 평양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장거리 탄도미사일 1발을 포착했다.

북한이 ICBM을 쏜 것은 지난달 18일 화성-15형을 고도 5천700여㎞, 비행거리 약 900㎞로 정상각도(30∼45도)보다 높은 고각으로 발사한 이후 약 한 달만이다.

이번에 발사된 기종은 군이 분석 중으로 지난달 열병식에서 등장한 고체연료 추진 ICBM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화성-15형이나 화성-17형 등 기존 ICBM일 수도 있다.

북한의 올해 6번째 탄도미사일 도발로, 지난 14일 황해남도 장연 일대에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2발을 쏜 뒤 이틀 만이다.

북한은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이날 일본 도쿄에서 개최 예정인 한일정상회담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과 일본은 최근 한미일 훈련 등을 계기로 안보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 대응에 공조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한미일은 북한이 지난달 18일 ICBM 화성-15형을 발사하자 나흘 뒤 동해에서 미사일방어훈련을 펼치는 등 북한 도발에 공동 대응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 당시 냉각됐던 한일관계가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복원의 길로 들어서면 군사 측면에서도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정상화 등 한일 협력이 크게 증대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에서 북한이 견제에 나섰을 수 있다.

북한은 또 지난 13일 시작해 23일까지 펼쳐지는 한미 연합연습 '자유의 방패'(프리덤실드·FS)에도 반발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한미는 전 정부 시기 축소됐던 대규모 실기동훈련(FTX)을 FS 연습에서 부활시켰다.

북한은 연합연습을 '전쟁 준비'로 규정하고 이에 맞서기 위한 '실천적 조치'들을 결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북한은 FS 시작 전날이던 지난 12일 잠수함발사 순항미사일(SLCM) 2발을 쐈고, 9일에는 근거리탄도미사일(CRBM)급 사거리의 미사일 6발을 쏘는 등 최근 도발 빈도가 크게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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